2009년 03월 19일
바람의 아들

어제 1회 이용규의 모습에 난 이종범이 생각났다.
현재의 이종범 말고, 일본으로 가기 전 해태시절의 이종범.
나야 응원하던 팀의 선수였으니 마냥 좋기만 했지만,
상대팀의 팬들에겐 참으로 얄미운 인간이었을 것이다.
현재 이용규가 최고의 1번타자 중 한 명이지만,
그때의 이종범에 비한다면 모자라도 아주 많이 모자란다.
하긴, 그때의 이종범과 비교해서 모자라지 않을 선수가 몇이나 있을까?
어제 1회의 3점은 사실상 이용규가 있었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경기초 아직 안정되지 못한 상대를 휘둘러 버리는 것.
단순히 기록에 남는 수치 이상의 일들이다.
그때 남긴 기록만으로도 괴물이라는 생각밖엔 안 들지만,
사실 그 기록을 몇 배나 뛰어넘는 존재가 바로 이종범이다.
오죽하면 30승 투수와도 바꾸지 않는다 했을까?
최동원의 대학시절 투구를 직접 목격한 이들이 그를 선동렬보다 더 위로 생각하는 것도,
선동렬의 전성기를 직접 목격한 이들이 그를 박찬호보다 더 위로 여기는 것도,
결국 단순히 남아있는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 때문이다.
그래서 역시 경기는 직접 봐야 한다.
일본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 그저 평범하거나 혹은 평범보다는 약간 나은 정도인 선수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종범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타이거즈 같은 경우엔 원년부터의 오래된 팬이 많다보니 더욱 그렇다.
(나도 그런 팬 중 하나이고)
이좀범이 다시 그때처럼 해주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오랫동안 선수로 남아있어주길 바란다.
(그와 난 거의 같은 또래다)
나 자신이 이젠 결코 젊지 않은 나이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일까?
무턱대고 그의 은퇴를 얘기하는 이들을 보면,
괜시리 나 자신이 서글퍼진다.
덧) 그건 그렇고, 제발 쿠바가 좀 이기기를...
딱히 일본보다 쿠바가 더 좋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같은팀 연이어 계속 만나는 게 짜증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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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3/19 12:45 | 좋은사람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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