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시장의 문제?


장르시장 이야기
일단 이게 기본이고, 참고삼아서
장르소설 시장의 문제 - 특히 퀄리티와 보장부수에 대하여
이것도 한 번 읽어본 다음, 아래 내용 읽을 것.

* 다른 물품들의 경우 문제가 전혀 다르지만, '책'이란 것에 대해서 만큼은 대여점(이름은 달라졌지만 이전의 대본소-만화방 등 비슷한 유형의 모든 것들)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본질적으로 시장 자체의 축소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이건 표현을 조금 바꾸면 '대여점 구조는 작품의 질적 수준을 지속적으로 하락시킨다'는 말과 동일하다.
대여점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는 말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으로 할 수 있는 얘기가 굉장히 많다. 실제로 대여점이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던 시기 당시의 통신망(그땐 웹이 아닌 통신망이 주였으니까)에서 미리 미래를 예견하고 떠들던 사람 무척 많았다.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래도 그건 넘어가자. 중요한 건 대여점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는 점이 아니다. 그걸 확실히 한다고 지금 와서 무슨 대안이 나오는가? 정말 중요한 건 대여점이 존속하는 한 더 이상 이쪽 장르는 발전하는 게 불가능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그에 가깝게 힘들다는 점이다.
뭐, 대여점을 운영하는 개인이 문제라는 소리는 아니다. IMF를 불러온 작자들과, 이후 실직자 구제를 위해 대여점 창업을 정책적으로 권장한 자들이 문제지.
아무튼 이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도 하도 많이 떠들고 다녔으니, 그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일단 접자. (혹시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은 메일 보내도록. 메일 주소는 위에 있다.)

* 현 상황에서는 뭔가 대단한 작품이 등장하더라도 그게 시장 자체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시장으로 대여점을 염두에 두고 써서 대여점을 통해 먼저 배포되는 작품은 아무리 훌륭한 것이라도 시장을 확대시키지 못한다.

* 대여시장이 없어지면 퀄리티 높은 작품만 출간될 것이라는 건 환상이다. 다만, 분명한 건 대여시장이 없어질 경우 퀄리티 낮은 글이 출간될 확률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아마도 내 글 역시 출간될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다. 슬프지만 ㅠㅠ)

* 출판사의 보장부수가 사기라고 하는 건 이쪽 계통, 특히 글쟁이들 사이에 퍼진 대표적인 '믿거나 말거나 괴담'이다.
뭔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우선 출판사에 정확한 자료를 요구해라. 출판사에서 보내온 자료가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법적조치 들어가면 된다. 글쟁이가 출판사에 비해 약자일 것이라는 것이야말로 착각이다. 출판사에서 뭔가 조금이라도 숨긴 일이 발각될 경우 그 순간 영업 끝이다. 작가에게 판매부수를 속였다는 게 공개적으로 밝혀진 후에도 그 출판사가 제대로 영업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글쟁이가 출판사보다 약자가 된 이유는 설령 모든 출판사가 사기를 치고 있다 하더라도, 그건 순전히 글쟁이들의 잘못이다. 뭔가 이상한데도 왜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인데?
80년대 이전이라면 모를까. 책이 몇 권 팔렸는지는 지금은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자료 요구하면 된다. 자료 요구해서 봤더니 판매실적이 형편 없어 좌절할 것이라면, 혹은 그런 자료 요구 하는 것 때문에 다음 글 계약 힘들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이미 자기 글에 대한 자신감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글 안 쓰는 게 낫다.
난 완결권 내고 나면 정확한 자료 요구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말이다. 단순히 인세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내 글이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자료를 챙겨두는 건 필수다.
계약서 상의 보장부수를 '이것만 준다'라는 것으로 읽으면 착각도 그만한 착각이 없다. 그건 '최소한 이건 준다'라는 내용이다. 만약 그보다 더 팔렸다면 그만큼 더 주는 게 맞다.
난 출판사 직원 아니다. 현재 장르쪽 출판사들에 엄청나게 불만 많다. 지금 책 내고 있는 로크에도 얘기 하자고 들면 할 얘기 무지하게 많다. 그래도 잘못된 괴담을 가지고 출판사를 비난하거나 왜곡하는 건 문제라고 본다.

* 본래 글을 쓰는 건 도박과 비슷하다. 보통이라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 재벌, 적당한 수준만 하면 먹고 살 수는 있고, 완전히 실패해야 거지'다. 그러나 글을 쓰는 일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 재벌, 나머지는 몽땅 거지' 이게 맞다.
근데, 대여점이 시장의 주축으로 있는 한, '완전한 실패만 아니라면 적당히 하나 엄청나게 성공하나 다 겨우 먹고 살 정도'가 되버린다.

by 악한 | 2008/10/18 01:47 | 쓰기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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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아름다운 소녀를 위한 선물 at 2008/10/18 10:11

제목 : 라이트 노벨(LN)? 뉴타입 노벨(NT)? 장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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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버 at 2008/10/18 15:09
출판사가 판매부수를 속이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 님 말대로라면 힘있는 베스트 셀러 작가들은 출판사들이 절대 속이지 않겠죠. 그런데 베스트셀러 작가들을 오히려 잘속입니다.
한국에 유명작가들중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한 출판사에 못있는 이유는 항상 저작권 인세 문제로 다투고 다른데로 옮기기 때문이죠. 보통 5년안에 깨집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조정래 같은 작가도 판매부수를 속이는데 다른 영세한 출판사나 더 힘없는 작가들은 뻔한거죠. 물론 아닌데도있지만요.
Commented by 악한 at 2008/10/18 16:20
출판사에서 작가에게 판매부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저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본문에 저렇게 써놓은 건, 그에 대한 일반적인 대응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책이 정확히 몇 부 판매되었는가 하는 것을 지금은 아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정확한 판매부수를 속인 게 확실하다면, 법적인 대응에 들어가면 100% 작가의 승리로 끝납니다.
제가 불만인 것은 '출판사가 속인다더라'하는 말만 열심히 하고 다닐 뿐, 정작 그에 대해 제대로 배상을 받아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할 방법이 충분히 있는데도, 대부분의 경우 말만 하다 끝나거든요. 그렇게 말만 하다 끝낼 것 같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하지 않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그리고 장르시장에서 나오는 '보장부수'라는 건 부수를 속이는 사기행위와는 전혀 무관한 개념입니다. 아무리 많이 팔려도 보장한 것만 주겠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사기꾼이 있다라는 것과, 그게 처음부터 그런 의미라고 하는 건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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